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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이비드 실즈의 책 제목처럼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.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.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이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간다. 내 인생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면 남은 시간을 계획적으로 더 가치있게 쓸 수 있을까? 어쩌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더욱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을 가치있게 보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. 이 책을 읽으면서 훌륭한 의사이자 작가 폴 칼라니티를 알게 되었는데 이제 더 이상 그의 책도 그의 소식도 접할 수 없다니 안타깝다. 칼라니티에게 간절했던 건강한 하루 한 달 일 년을 지금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싶다. 아름다운 이 책의 제목처럼 그의 영혼은 숨결에서 바람이 되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 가슴속에 남아 특별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 같다.

 

본문 중에서...

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
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.
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,
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.
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, 영혼은 죽지 않는다.
독자여! 생전에 서둘러
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.
-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, <카엘리카 소네트 83번>

Epilogue - 루시 칼라니티

"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." 고되고 힘들었지만, 그는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. 그것이 폴에게 주어진 삶이었고, 그는 그 삶으로부터 이 책을 써냈다. 그래서 <숨결이 바람 될 때>는 지금 이대로 완결된 작품이다.

옮긴이의 말

그를 치료한 의사 헤이워드는 암에 걸린 사람들은 대체로 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말한다. 하나는 평소에 하던 일을 집어치우고 칭병하며 아무것도 안 하는 절망적인 태도이고, 다른 하나는 오히려 그 병 때문에 더욱 평소 하는 일에 몰두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그것이다. 칼라니티는 후자의 태도를 보인다. 그는 처음에는 "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(I can't go on)."라고 말한다. 그러다가 "나는 계속 나아갈 거야(I'll go on)."라고 말하며 신경외과 수술실로 돌아간다.

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칼라니티 부부가 어린 딸 케이디를 안고 환히 웃는 사진이 실려 있다. 이 책을 다 읽고 이 사진을 들여다보면 웃고 있는 부부와는 다르게 우리는 샘솟는 눈물을 억누를 길이 없다. 부부는 왜 웃고 있겠는가? 웃지 않으면 그들이 먼저 울어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.

 

- James Song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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